『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20. 2. 16.
[신입사원김사자] Ep.90 퇴근, 오늘이 세시간 남았습니다.
시곗바늘이 숫자 7을 가리키자 작업하던 손이 빨라진다. 가슴에 희망이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마라, 손은 기대보다 느리니깐. 퇴근하고픈 마음은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움직임 이상을 요구했고, 조바심만큼 늘어난 실수는 결국 1번 시트부터 다시 한번 확인케 했다. 오늘은 한시간만 야근하나 싶어 설렜는데. 비슷한 상황이 두 번 정도 있었던 것 같다. 퇴근 노래가 울려퍼지는 6시, 주 52시간 근무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 자동 설정된듯한 사무실 조명 소등 때. 어수선한 그 타이밍에 야근러들은 심란해지고 슬픈 눈동자는 먼저 가는 이들의 뒷모습을 따라다닌다. 눈치 보지 말고 퇴근하라는 팀장님의 말씀은 감사하지만 오늘의 일을 덜하면 내일은 더 힘들어지기에 그럴 수가 없다. 마무리하고 들어가 보라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