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20. 11. 25.
[신입사원김사자] Ep.113 기꺼이 저녁밥을 짓는 마음
깨끗이 손 씻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두부 한 모, 팽이 버섯 한 봉지, 청홍고추 각 하나씩, 깐 마늘 일곱 알에, 대파 반대, 찌개용 돼지 목살 200g, 그리고 묵은 김치. 꺼낸 고기에 칼집을 살살 내어 생강가루로 잡내를 잡고 소금이랑 후추로 밑간을 했다. 전골용 냄비에 올리브기름을 둘러 설렁설렁 볶는다. 메조 포르테의 속도로 지글대는 소리에 반해 안단테로 느릿느릿 움직이는 내 손. 이젠 불을 살짝 줄이고 두부와 버섯을 숭덩숭덩, 파랑 고추를 어슷하게 송송 썰기. 중식 셰프처럼 마늘을 칼로 탕 내리쳐서 한방에 빻고 싶었는데 잘 안되는 건 아마도 장비 차이인가 봐. 김치를 참기름에 살짝 버무려서 냄비에 투여해 함께 볶다가 물 두 컵, 간 마늘 한 술. 간장과 고춧가루도 한 숟갈씩 넣어줬다. 이제부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