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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김사자 』

[신입사원김사자] Ep.33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30분 만에 순대국밥에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막바지 겨울 바람이 아직은 쌀쌀하지만 든든하니 취기가 도는 상태선 제법 시원하게 느껴졌다.

 

신입사원 연수원 시절 룸메이트 형을 만난 날이다. 선릉역 2번 출구 앞에 도착해서 코트 깃을 여미고 있으니 저쪽에서 형이 씩 웃으며 걸어온다. 마지막 만남이 2016년이었으니 그새 1년 반이 지나간 건가?

 

연수원 시절 그리도 붙어다녔던 27살의 나와 28살의 형. 지금 우리의 모습은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진 않은듯 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과 배포가 있던 형의 모습은 여전했고, 뚜렷한 주관을 가진 똘끼 넘치던 나도 비슷하게나마 남아있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고 있자면 짦은 만남에서도 고민을 토로하게 된다. 누구 하나 대놓고 꺼내진 않았다만 이런저런 생각들도 슬그머니 옆에 앉았던 날이었을거다. 대학교를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의 기억. 신입사원 연수의 추억. 이 회사를 선택했던 이유. 한 명은 퇴사를 하고 다른 한 명은 남게 된 연유. 과거와 현재 삶의 방향성 차이. 그때 우리 결정이 옳았던 것일지 아니면 틀렸을지.

 

당시엔 참 잘했다 싶던 일이 이제 와선 그다지 현명하지 않았다고 여겨질 때가 있다. 역으로 썩 마음에 들지 않던 과거의 선택이 지금 와서 보면 최선이었다 싶기도 하다.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2년도 더 됐다. 하나하나 따지는 태도보다는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흘러보내는 것이 사회생활의 미덕이라는 것도 대충은 안다. 그래도 지나간 일이 떠오를 때 마다 여전히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는지, 아님 그때가 맞았고 지금이 틀린건지. 우연찮게도 만남의 장소도 학생시절 추억이 깃든 선릉역 부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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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 "그때는 틀렸다."

 

선릉역은 나름 익숙한 곳이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었나? 대학교 수시전형 학원 등록을 위해 선릉역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초기엔 꽤나 집중해서 학업에 열중했다. 비슷한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도 했다. 그런데 열심히 한다고 결과도 좋으면 다들 서울대나 하버드 가겠지. 나름 열심히 했지만 그럭저럭한 성과밖에 내지 못해 그냥 그런 학교에 입학했다. 등록하는 대학교에서부터 인생이 차이나기 시작한다는 말을 수십 번도 더 들었다. 그 말이 맞다면야 그때부터 내 인생은 명문대 친구들의 그것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을거다.

 

대학교 입시를 마무리한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란다. '다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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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2 "그때는 맞았다."

 

선릉역은 나름 익숙한 곳이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었나? 대학교 수시전형 학원 등록을 위해 선릉역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고백컨데 입시를 위한 공부는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았다. 주변시야도 넓고 지루함을 잘 느끼는 성격 탓에 책상에서 진득하게 버티진 못하겠더라. 대신 거리로 나갔고 그곳에서 배웠다. 나랑 비슷한 친구들을 만났고 입시 준비완 조금 다른 것들을 고민했다. 사회가 뭔지, 내가 하고 싶은게 뭔지, 뭘 해야 재밌게 삶을 살아나갈 수 있을지.

 

길 위에서 만난 친구들과 첫 사업을 꾸려봤다. 우리는 교실 밖을 걸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스스로 작은 성공을 만들어봤고 만만치 않은 세상에 호되게 당해도 봤다. 좋은 일이었건 나쁜 일이었건 결국 지나고나니 성장의 자양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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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의 내가 겪은 건 장면2의 내가 겪은 일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다만 첫번째 심정의 시점의 주체는 대학교 입시를 막 끝낸 20살 때, 두번째는 취업까지 마무리 한 6년 뒤. 입시를 막 끝낸 고등학교 3학년의 눈높이에선 연필을 좀 더 꽉 쥐고 공부하지 못했던 과거가 후회스럽기만 했다. 시간이 흘러 대학교 새내기가 되고 졸업반이 되고 어느덧 직장생활까지 하는 지금 와선 당시의 헤프닝이 되려 약이 됐다 싶다. 그때 책상머리에 붙어있지만 않았었기에 남들과 다른 20대를 보낼 수 있었기도 하니까.

 

하루에도 수 번은 나를 돌아보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긍정적인 성찰이 아닌 소모적인 한탄을 한달까? 작년 이맘때의 나는 제작년 나의 결정을 후회했을테고, 오늘의 나는 지난주 내 행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더라. 국밥을 다 먹고 다시 선릉역으로 들어서는 기분이 유독 상쾌했던 이유는 과거와 현재를 서로 견주는 것의 무상함을 느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든,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든 둘 다 나의 이야기다. 가끔은 어리석은듯 따지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복잡할 때마다 이렇게 생각해,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다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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