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18. 3. 25. [신입사원김사자] Ep.35 파랑새를 찾아서 늦다면 늦고 이르다면 이른 오전 9시에 눈을 떴다.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소설집을 읽느라 새벽 2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다. 하얀 형광등에 눈이 시려 백열전구 조명을 켰다. 은은하니 조용하니 책 읽기 딱이다. 네모난 방이 노란 불빛으로 채워지니 작년 가을 에든버러 오르막길에서의 어느 오두막이 기억난다. 굴뚝에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창문 안에선 노란 백열전구의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어스름이 빨리 찾아오는 북유럽의 가을날, 또 스코틀랜드만의 신비하고도 아기자기한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우러지는 광경이었기에 한참을 서서 바라봤었다. 침대 머리 맡 블루투스 스피커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노란색에 더 가까운 금빛으로 상호명이 양각새김 되어 있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곡은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6번. 경.. 『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17. 11. 21. [신입사원김사자] Ep.25 에든버러행 기차를 타고 기차를 놓쳤다. 오전 8시 정각에 런던 킹스크로스역에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Edinburgh)로 출발하는 열차. 일찍 도착해서 해리포터가 카트를 밀며 돌진하던 9와 3/4번 플랫폼을 감상하겠다는 계획이 취소됬다. 영국에서의 아침답게 차도 한 잔하고 여유롭고 단정한 차림으로 열차를 기다리겠다는 낭만적 계획은 모두 취소. 대신 큼지막한 캐리어에 배낭까지 짊어지고 헐레벌떡 역으로 달려가는 모습으로 오늘의 여정이 시작됐다. 역무원에게 가서 사정을 설명하니 상당히 전투적인 자세로 듣는다. 인도계 영국인이었는데 귀찮아하는 눈빛. 역무원이 그 한 명뿐이었기에 차분히 말을 걸어본다. 대뜸 왜 못 탔냐고, 초행길이면 진작 더 일찍 나와야하지 않았냐고 혼을 낸다. 고객이 훈계 듣는 이 당황스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17. 11. 11. [신입사원김사자] Ep.23 첫 휴가 네 시간 전 4시간 뒤면 휴가가 시작된다. 천국으로 가는 카운트 다운. 두구두구두구~♬ 휴가가 시작된다. 가을도 지나고 겨울이 다가오지만 나의 여름휴가는 이제 시작이다. 작년 여름에도 휴가를 받긴했으나 그땐 휴가답지 않은 휴가를 보냈었다. 당시 그룹사에, 계열사에, 본부에 교육에 교육을 거듭하다 신입과정을 막 수료한 뉴비의 신분이었던지라 회사에서 휴가날을 정해줬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강제로 쉬다보니 어디 갈 계획도 못 짜고 대구집에 내려와서 푹 쉬기만 했었다. 그렇다 보니 올해의 휴가는 직딩으로서 나의 공식 첫 휴가다. 사실 이번 달이 아니라 지난 달 초에 이미 다녀왔어야 했던 나의 여름 휴가. 지난 9월에 홍콩 바람이나 쐬고 오려고 휴가를 냈었다. 비행기도 예매하고 숙소도 예매하며 콧노래도 룰루랄라. 기쁨, 그..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