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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세대다.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

말 그대로 '일과 삶의 균형'을 나타내는 단어인데, 언제 등장한지 출처도 모호한 이 단어는 어느샌가 우리 직딩들의 이상향이 되어 있었다. 닿고 싶지만 닿을 수 없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처럼.

 

최근 대다수 대한민국 취준생은 직장을 선택할 때 워라밸을 1순위로 꼽는다.

"집이랑 살짝 거리가 있어도 괜찮다, 워라밸을 챙겨주는 곳이라면!"

"연봉이 조금 적어도 좋다, 저녁이 있는 삶을 가질 수 있다면!"


안타깝다.

대다수의 직딩들은 그 염원을 이루지 못한다. 집이랑 살짝 거리도 있으면서도 워라벨을 챙길 수 없는, 기대치보다 낮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또 워라밸을 챙길 수 없는 곳이 더 많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개인적으로 이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이 된걸 안타깝게 생각하고 별로 좋은 말은 아닌 것 같긴 한데, 건실한 청년들이 취업에 목매는 사회, 고통받는 직딩들이 가득한 이 나라를 보면 나도 모르게 뱉게된다. 시바 헬조선.




시작에 앞서 먼저 프로야근러 & 주말특근러 선배님들께 존경의 박수를 드린다. 아아 그네들의 젊은 날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청춘과 젊음을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강제로 바치신 비운의 산업역군들ㅜㅜ 우리나라 모든 직딩 선배님들께 이번 포스팅을 바칩니다♥





오늘은 6월 6일 현충일이다. 빨간날, 공휴일. 그러나 나는 일을 하고 있다. 윗분들은 '쉴 땐 쉬고 일할 땐 열심히 하자!' 라고들 하지만 그건 자기네들이나 가능한 이야기다. 평일에 일을 산더미처럼 던져대니 힘없는 평직원들은 쉬는 날에도 일을 안해주면 다 쳐낼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팀의 막내는 오만가지 잡일에 선배들 뒷치닥거리에 본래 맡은 업무까지 해야하니 늦게까지 남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베테랑 선배들이 보시기엔 '에게.. 고작 잡일 따위 하는데?' 할 수 있지만 단순업무반복에 멍청해지는것 같은 자괴감도 들고 또 잡일이라도 손에 아직 안익다보니 시간이 오래걸린다.


잡일부터 원래 맡은 일까지 다 해내고 나면 우왕 뿌듯해!!! 그리고 몇 시간 뒤 내일이 다가온다. 고달픈 내 인생^^

아아 내가 이렇게 살게될지 중딩의 나는, 고딩의 나는, 대딩의 나는 1도 몰랐읍니다..

야근지옥에 주말과 평일 구분이 모호한 그러한 나의 삶.


열정적으로 일한 뒤 정시 퇴근해서 맛난 저녁도 먹고 헬스장가서 초콜렛 복근도 만들고 밤엔 그윽한 커피향을 맡으며 독서를 하는.. 워라밸을 맞추며 멋지게 회사생활을 하고 싶었던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기본적으로 일단 직딩 그중에서도 대기업 노예라이프는 야근지옥이다.


공무원은 다르지 않냐고? 그래 그나마 낫긴 하지. 그런데 9급, 7급 공무원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취준생 때는 워라밸 워라밸 노래를 부르다가도 막상 공무원으로 살아보니 적은 월급이라는 또다른 불만이 생겼다고 한다. 심지어 요즘 공무원들도 야근을 꽤 하는 편이라고.. 아니 그럼 도대체 우린 뭔 일을 해야 하는거여??? 


문과면 일단 금융공기업 준비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고 팀에 따라 차이도 있긴 하지만 모 금융공기업에 있는 대학 친구의 사례를 살펴보면, 연봉도 대기업의 동일수준이거나 좀 더 높고 9시 정시출근, 일이 크게 없을 때는 6시 전에 퇴근한다고 한다. 물론 프로젝트 시작되면 야근 할 떄도 있지만, 칼퇴 라이프를 보내는 직딩은 흔치 않지.


이과는... 문송하다.. 나는 문과라서 잘모르겠다 ㅜㅜ 근데 우리 회사 연구원들 보면 핵고생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꿀직무이신 분들도 있던데, 그.. 그런거 인터넷 검색하거나 하셔서 하심 댈거 같아요. 도움을 못줘서 미안하다. 대신 워라밸 맞추는 직장생활 할 수 있길 특별히 2번 응원해줄게. 


워라벨을 챙기기 힘든 한국 직딩들. 외국은 어떨까?

중고등학생 시절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함께 공부하던 형이나 친구들은 미국에서 직장을 구해 아직까지도 거기서 지내고 있는데, 그중 가장 친했던 형을 보러 지난 겨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왔다.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던 형은 신입이면서도 한국 4대 기업 부장급 연봉을 받고(물론 아이비리그를 졸업하긴 했다만) 출퇴근 자율에 놀이터 같은 회사시설, 평일부터 주말내내 아침점심저녁식사까지 무료로 제공되는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다. 주말에 집에서 놀다가 밥만 먹으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사먹는 것보다 맛있단다ㅋㅋ

형의 소개로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에도 다녀왔다. 가이드해주신 형네 대학 선배의 이야기에 따르면 구글은 정말 만족스런 직장이라는 것. 빵빵한 직원 베네핏과 함께 회사에서 직원들을 아껴준다는게 느껴지기 때문에 일도 생활도 아직까진 정말 그 자체라고 했었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게 OHH-AHH 할 정도였다.


물론 이때는 엔지니어, 즉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생활만 엿본 것이라 모든 미국 직딩들의 삶이 이렇다카더라~ 대변할 순 없긴하다. 미국 직딩들도 일도 많고 야근도 자주 한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는 정말 눈코뜰새없이 바쁘다고 한다. 그래도 그 곳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 인맥 그리고 높은 보수로 일 할 맛 난다고 만족하며 아주 잘 살고 있다.


한국 기업이나 공공기관 중 직원들 입에서 '만족'이라는 두 글자가 나오게 해주는 곳은 과연 몇 곳이나 될까?

내가 거쳐갔던 회사의 팀장님들은 이런 말씀을 하시곤 했었다.


"실적 전월비 2배이상 올려야하니 독하게 챙겨주라."

"남자는 일로 승부를 봐야 해. 회사에 충실한 남자가 멋진 남자다."


이런 말들에 우리 아버지나 삼촌 세대야 불타오르고 했을테지만, 우리는 다르다.

노는 것도 독하게 못챙기고 있는데 무슨 일까지 독하게 하래.. 

안 충실하고 그냥 안 멋진 남자할게..

것보다 '왜 내가 스트레스받아가며 독하게 챙겨야 하는지', '이렇게 사는게 나한테 도움이 되는지', '오늘은 몇 시쯤 집에 갈 수 있을지' 요런 것들이 더 고민이다.


오후 5시쯤 되면 하루 업무를 마무리하고 내일 일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그렇지만 그 쯤되면 새로운 업무가 떨어지고 붙잡고 끙끙대다되면 해도 저물고 내 마음도 저물고 배도 고프고.. 그래, 오늘도 야근.




워라밸 따위 없어요!! 소리치는 너. 워라밸 안챙겨주는 기업은 많고, 그 사이에서 생존하려면 스스로 그걸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난 나름 맞춰나가고 있는데, 나름대로의 방법 공유해줄까?

일 하기 싫을 때 그냥 안하면 된다.

뭔소리냐고? 일 하다 너무 지친다, 힘들다, 나 왜 이렇게 살아야해? 싶으면 그 즉시 하던거 다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라.

어.. 근데 부작용도 있다. 일 하기 싫을 때가 좀 많지않어??? 그래서 저 방법대로 워라밸 맘껏 맞추다가 언젠가 쌓인 업무로 인해 자살충동 느낄 수도 있다 ㅋㅋㅋ 그래도 그땐 일 멈추고 쉬던 행복하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쌓인 일을 쳐나가면 된다. 적어도 내가 내 시간을 조율했으니까.

어쨌거나 이런 헬조선에서 나름 워라밸을 챙겼다는 위안을 가져볼수 있지 않을까(뿌듯) ㅋㅋ 헛소리냐???


언젠가 친한 친구가 말하더라. "행복은 미래에 있는거야~ 오늘 힘들어도 내일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행복인 거지."

맞아, 회사일 열심히해서 인정 받고 승진도 쭉쭉하고 연말에 성과급도 왕창 받으면 좋겠지. 누가 그걸 마다하겠어?

근데 그러려면 업무도 늘 신경써야하고 자연스럽게 야근이다 특근이다 하다보면 어느새 내 삶이 사라져 있을 수도 있어.

실화냐????? 그런 실화 많다ㅜ

회사의 핵심인재도 좋지만 내 인생의 핵심인재가 되는 게 좀 더 나은 선택일거 같다고 난 생각해.

우리 이제 야근하지 말자. 주말 근무도 하지 말자. 고생하고 제대로 대우도 못 받는 헬조선 직딩들에게 저녁과 주말은 더욱 절실하잖아.

퇴근하고 가족들과 맛있는 식사도 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맘 맞는 친구들이랑 술도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겐 꼭 필요하다. 

내일보다 오늘 더 행복하자.

  

실적 독하게 챙기라구요? 보고자료 만드라구요? 네. 근데 지금 저녁 6시니까 퇴근해야 해요. 낼 출근해서 할게요.

오늘 밤에 꼭 해야 하는거면.. 너나 해!!!!

"오늘밤 야근러는 너야 너! 너야 너!!"


끝.


※ 이번 글에 주구장창 나오는 '나야 나~ 나야 나!' 이게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관련자료 첨부드립니당.

 <프로듀스101 시즌 2> 메인송 나야 나 X 김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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