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18. 7. 15. [신입사원김사자] Ep.45 지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부제: 전화번호부 정리하는 날) 지난 3월이었을 거다. 핸드폰을 쥐고 꽤나 오랫동안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4개월이 지난 7월 중순, 대구로 향하는 KTX 안에서 역시 같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번호 지우는 중이다. 핸드폰 전화번호부엔 1001명이 저장되어 있다. 101마리 달마시안도 아닌 것이 많기도 하다. 급격한 기술의 발전으로 핸드폰 저장공간도 압도적으로 늘어나긴 했다만 1년에 두 번씩은 꼭 전화번호부 정리를 하고 있다. 삭제 1순위는 1년 이상 연락을 하지 않은 사람들부터 '굳이' 번호까지 저장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이들의 연락처다. 카페 소파에 비스듬히 등을 대고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연락처를 지우고 있는 나를 보며 누군가 한 마디 하더라. "야 그렇다고 굳이 연락처까지 삭제할 필요가 있냐?" 고참 선배님들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