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21. 1. 28.
[신입사원김사자] Ep.116 손톱을 깎다가
소파에 기대 누워 핸드폰을 치켜들었다. 웹툰을 슥슥 내려가며 읽는데 손가락에 달이 떴더라. 초승달 보다 얇던 손톱 모서리가 어느새 상현달 만큼 차올랐다. 여러 번 자르기 귀찮아서 바짝 깎는데도 벌써 또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 보다. 언제나처럼 찬장을 열어 손톱깎이 세트를 꺼냈고 책장 구석의 진급 교육 교본을 펼쳐 아래에 깔았다. 따봉 자세로 펼친 엄지에 손톱깎이를 댔는데 깎아야 하는 모서리 라인이 잘 안 보였다. 별생각 없이 앉은 자세가 하필 창문을 등진 모양새였다. 해를 등지고 앉았으니 당연히 눈앞이 어두울 수밖에. 움직이기 귀찮아서 그냥 덜 보이는 대로 자르기로 했다. 남 손도 아니고 매일 같이 함께 한, 하루에도 수백 번은 봐왔을 손톱 열 개 정도야 눈 감고도 다듬을 테니까. 어두운 방 안에서 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