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20. 9. 17.
[신입사원김사자] Ep.111 오늘 할 일 내일 할 일
기억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가장 피하고 싶던 경험은 충치 치료였던 것 같다. 처음 치과 가던 날, 코 끝을 찌르는 특유의 냄새에 온몸을 짓눌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고 뭔가 잘못돼 가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무서운 냄새에 후각을 지배 당한 것에 모자라 더 무서운 소리까지 들려왔다. 뭔가를 깎고 자르는 듯한 효과음이었다. ‘위잉 윙-’ ‘쉬이-이익’ 할아버지 동네 철물점에서나 들어봤을 법한 날카로운 마찰음에 엄마 손을 더 꼭 붙잡았다. 내 마음도 모르는 얄미운 간호사 누나가 진료실로 데리고 가기 전 까지었지만. “자, 이제 입 한 번 크-게 벌려볼까? 아~” 친절한 의사 선생님에게서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들었다. 의 마녀도 첫 등장 땐 세상 다정한 할머니였으니까. 어쨌든 이미 분위기에 위압되어 있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