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20. 7. 9.
[신입사원김사자] Ep.103 40퍼센트
‘선배님, 저 사실 요즘 너무 힘듭니다…’ 커피잔을 내려놓는 후배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고민이 됐다. 따뜻하게 챙겨주거나 어줍잖은 조언을 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었으니깐. 월 마감을 무사히 끝낸 오후는 꽤나 여유로웠다. 팀장님 이하 고참 선배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새를 틈타 커피나 사와야겠다 싶어 일어났다. 순간, 대각선 파티션 넘어 머리 하나가 퐁 튀어 올랐다. 뛰어오른 두더지는 반년 전쯤 입사한 두번째 후배. 내 것만 사러가기 조금 그래서 ‘뭐 하나 사다 줄까요’ 물으니 저도 같이 나가고 싶단다.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후배는 따뜻한 라떼를 시켰다. 테이크 아웃을 하려다 모처럼 나왔는데 잠시 앉아있다 가자며 머그잔에 바꿔 받았다. 두 손으로 잔을 꼭 감싸쥔 후배와 마주 앉았다. 날도 더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