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20. 9. 9.
[신입사원김사자] Ep.110 반품 연대기 : 초록이, 상담원 그리고 냉장고
목이 말라 냉장고 문에 손을 댔다가 그냥 찬장에 쟁여뒀던 물을 꺼내 마셨다. 미지근한 목 넘김이 별로였지만 그 녀석을 마주하는 것보단 나았으니까. 매주 토요일엔 한 주간 먹을 식량을 배송받곤 한다. 대문 앞에 놓인 커다란 종이봉투에 잠시 흐뭇해한 후 곧바로 급해지는 마음. 빨리 냉장고에 넣어줘야 하는 신선식품이 이번 주엔 특히나 많았다. 5일간 열심히 출퇴근했으니 주말엔 단백질 혹은 프로틴을 섭취해 줘야 마땅했다. 신중한 고민 끝에 뫼시기로 한 건 제주에서 오신 흑돼지님. 비닐 뒤로 보이는 고기색이 살짝 짙어 보이는 듯했지만 흑돼지님 용안은 원래 그런가 보다 하며 포장을 뜯었다. 선홍빛 살코기와 하얀 비계 그리고 그 옆 초록색 부분. 초록색? 초록색이 왜 있지? 잘못 봤나 싶어서 다시 들여다봤지만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