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19. 1. 29.
[신입사원김사자] Ep.57 쪽잠을 잡니다
오후 2시, 졸음이 몰려왔다. 이번엔 심각한 녀석임을 직감한다. 점심식사 직후나 회의 중의 몽롱함과는 차원이 다르다. 커피에 녹차, 그와중에 브이라인 챙긴다고 옥수수 수염차까지 들이부어도 막상 몰려든 잠은 사그라들 기세가 아니다. 팀을 옮긴 직후라 졸면 끝장이다. 긴장감을 유지하러 굳이 불편한 정장까지 입고 다녔는데도 3주쯤 되었다고 몸이 적응하나보다. 힘을 주지만 이내 스르륵 무장해제되는 눈. 천하장사도 들기 힘든게 눈꺼풀이라더니 일반인인 나는 이미 게임 끝인가? 마음을 다잡고 모니터 화면에 집중한다. 야근을 하지 않으려면 쌓인 업무를 빨리빨리 쳐내야 한다. 엑셀 파일을 열어 데이터를 뜯어본다. 실수다. 이놈의 격자무늬는 흔들리는 최면술사의 펜듈럼처럼 쳐다볼수록 멍해진다. 실낱같은 의식을 부여잡은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