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18. 8. 12.
[신입사원김사자] Ep.47 책상은 스물둘
초등학교 입학할 즈음 새 책상을 샀다. 책장에 서랍장까지 원목으로 제작된 반일체형이었는데, 그 꼭대기엔 미키마우스 로고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90년대 초 유치원생들의 대통령이었던 디즈니 캐릭터들이 휩쓸던 시기였고 그중에서도 센터격인 미키마우스 책상을 난 가졌었다. (당시 사촌형 방에 있던 이 책상에 꽂혀 사달라고 졸랐었다) 아무튼 이 책상에서 공부도 하고, 먹고, 또 졸고, 뭔가를 해왔다. 자그마치 22년하고도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조금씩 갑갑해지던 책상은 고등학생 땐 비좁아졌다. 더 크고 번듯한 밤색 책상이 방에 놓여졌고 손때 묻은 미키 책상은 동생 방으로 옮겨졌다. 새 책상에 적응했지만 희한하게 옛날 책상에 앉아보고 싶더라. 동생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책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