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18. 7. 2.
[신입사원김사자] Ep.44 현실 킹스맨: 겨땀 에이전트
KTX가 정차하고 문이 열린다. 땅을 향해 발을 내딪는 순간 무거운 짐을 진 마냥 몸이 휘청댄다. 마치 고중력 행성에 착륙한 우주인처럼 이 곳 대기에선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팔을 천천히 들어올려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백팩을 고쳐매고 힘겨운 걸음걸이를 한다. 에스컬레이터까진 고작 50미터 남짓해 보이는데 좀체 거리가 좁혀지지가 않는 것이 꼭 신기루 같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나를 스쳐 지나가시는 할아버지에 이어 총총 걸음의 어린이와 눈이 마주친다. "엄마, 저 삼춘 이상하게 걸어!" 여기는 동대구역. 여름철 이 곳에 타지인이 오면 흔히 겪는 현상이다. 중력이 다른 이 곳은 대구광역시, 동의어로는 대프리카라고 하지. 그 곳에 체류하는 나는 대프리카 거주민이다. 후덥지근한 6월을 보내고 본격적인 여름이 찾아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