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20. 12. 21.
[신입사원김사자] Ep.114 템플스테이의 반항아들
지하철 9호선 봉은사 역의 ‘봉은사’가 정말로 봉은寺였음을 알게 된 건 우습게도 얼마 전이었다. 서식지인 여의도에서 꽤 먼 거리이기도 했고 갈 일도 없어 관심이 없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사찰이 도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친구에게 받을 게 있어 봉은사 역 어귀에 위치한 그의 집 쪽으로 향했다. 만나기로 한 시간이 한참은 남았기에 1번 출구로 나와 어슬렁 걸음으로 대로를 걸었다. 초 역세권이니 숲세권이니 말도 안 되는 좋은 조건의 집을 더 말이 안 되는 가격에 판다는 부동산 현수막을 지나니 역과 같은 이름의 사찰이 정말로 있었다. 올려다보면 눈이 시려오는 테헤란로와 삼성로 고층 빌딩들 옆 봉은사는 특히나 나지막했다. 하지만 소재로 쓰인 목재의 질감만큼 균형 잡힌 높이와 그 너비는 되려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