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2020. 9. 3.
[신입사원김사자] Ep.109 예민하게 그냥 보통날처럼
토요일 아침 7시에 눈을 떴다. 다섯 시간밖에 못 잤지만 블라인드 사이로 콕콕 찔러대는 햇빛이 성가셔서 그냥 떠 버렸다. 누운 채로 웹툰을 들여다보던 시야에 뭔가 포착됐다. 방바닥의 머리카락. 긴 머리카락. 지난주에 여동생이 왔다 간 뒤 바로 청소를 했는데 어디서 자꾸 나오는지 모르겠다. 10평짜리 집에 무슨 영화처럼 숨어 사는 사람이 있을 것도 아니고. 그대로 일어나서 청소기로 바닥을 주르륵 훑었다. 출근하는 날엔 겨우 힘이 들어가는 다리를 머리카락은 너무 쉽게 일으켜 세운다. 손 씻으러 들어간 화장실 바닥에도 머리카락이 보였다. 그 얇은 한 올 한 올이 어찌 쏙 눈에 들어온진 모르겠으나 곧바로 샤워기를 틀어 쓸어 보냈다. 이건 고민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곧 다시 쌓일지라도 일단은 치워버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