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김사자 』
2019. 11. 5.
[신입사원김사자] Ep.76 생채기가 겁나기 시작했다
노트를 넘기다 손가락을 베였다. 11개월은 족히 넘겨 온 업무 수첩이라 모서리가 꽤 무뎌졌을 만도 한데. 집이었다면 따갑다며 괜한 비명이라도 질러봤겠지만 회사인 관계로 조용히 꾹 눌러 지혈을 했다. 서랍에서 소독약을 꺼냈고 새 살이 솔솔 돋게 해준다는 연고로 마무리 했다. 손톱 만한 조그만 상처가 찬기운에 조금 더 아려왔다. 힘이 줄어든 건지 피부가 약해진 건지 크고 작게 다치는 일이 부쩍 늘어났다. 한 번 난 상처는 잘 아물지 않기 시작했다. 전날 야근이나 격한 음주를 하고 나면 슬며시 두통이 찾아오거나 목 안이 간질간질 아파온다. 자연스레 회사 서랍엔 서너 종류의 상비약을 놓아 두게 됐다. 신입사원 시절, 아니 작년까지만 해도 생각 못할 일. 대학 자취생 시절 부모님과의 전화 통화 시작과 끝은 혹 아..